그는 하늘을 쳐다보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는 머리위에 있는 세상을 보는 데서 즐거움을 얻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하늘이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는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온통 파랗게 보이는 날에도 그 파란 빛깔이 조금씩 엷어 졌다 짙어 졌다 하면서 미세한 변화가 생겼고, 때로는 느닷없이 비행기나 새나 바람에 날리는 종이가 하얗게 번뜩이며 휙 지나가기도 했다. 또 구름은 하늘의 모양을 복잡하게 만들었는데, 퀸은 그 구름들을 지켜보면서 – 어느 쪽으로 갈 것인지, 다음에는 어떤 모양이 될 것인지를 알아맞혀 보려고 하면서 – 많은 오후 시간을 보냈다.
그는 구름 하나하나를 차례로 바라보고 하늘이 그 영향으로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함으로써 권운, 적운,안개구름, 비구름 등은 물론 그 모든 다양한 조합에 대해서도 훤히 알게 되었다. 또 구름의 색깔까지 고려한다면 거기에는 검은색부터 하얀색까지 걸쳐 있고 그 사이에 무수히 다양한 회색이 들어 있는 광범위한 색들이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조사되고 측정되고 판독되어야 했다. 거기에다 하루 중 어떤 시간대에는 태양과 구름이 상호 작용을 할 때마다 생겨나는 갖가지 파스텔 색조도 있었다. 변수들의 범위는 무한했다 각기 다른 대기층의 온도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유형 그리고 특정한 그 순간에 태양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른 결과로서, 그 모든 변수 들로부터 퀸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빨간색, 분홍색, 그리고 자주색, 주황색, 오렌지색, 연보라색, 황금색, 선홍색 따위가 펼쳐졌다 그러나 어떤 색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색채들은 이내 흩어져서 다른 색채와 섞이고 자리를 옮기거나 밤이 내리면서 엷어 지곤 했다 그리고 거의 언제나 그 모든 변화를 재촉하는 바람이 있었다.
(…) 또 조용히 관조하기에 적당한 새벽과 황혼이 있는가 하면 한낮의 갖가지 변화와 초저녁과 밤도 있었다. 심지어 밤의 어둠 속에서도 하늘은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어둠을 가로질러 구름들이 떠다녔고 달은 언제나 모양을 바꾸었고, 바람은 불기를 멈추는 법이 없었다.
– 폴 오스터, 뉴욕 3부작 중-
Location: 메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