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나무를 의미하는 한자인 ‘竹’의 형태에서도 보이듯이 대나무는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대나무의 줄기와 잎이 구현하는 조형상의 특징에 착안하여 거기에서 동아시아 정신의 한 전형을 포착한다. 그의 사진작업을 통해 동양 정신의 한 핵심이 시각 이미지로 탄생하는 순간이다.
일찍이 시인은 대나무를 향해 ‘마음은 비우고 마디가 곧으니 군자의 자태로다 (虛心直節君子相)’라고 읊었다. 대나무의 조형적 이미지는 마디(節)와 빔(空)을 지닌 줄기의 특성에서 비롯한다. 이러한 사실은 대나무의 개별 이미지뿐만 아니라 대나무 숲의 전체 경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나무 마디의 수평성은 대나무의 곧은 수직성과 상관하여 개별 이미지에서 마디는 수직에 대한 수평의 나눔을 통해 정(靜)과 동(動) 혹은 음(陰)과 양(陽)의 변증법을 구현하는 한 편, 전체 이미지에서 마디는 대나무 숲의 유연한 장관을 연출하는 준거점이 된다. 마디로 인한 대나무의 유연성은 동아시아의 자연주의가 지향하는 도(道)의 속성이라는 점에서 동아시아인은 이를 인간의 지혜로 삼아 왔다. 대나무는 마디로 인해 휘기는 해도 부러지지는 않는데, 이는 곧 대나무의 정체성과 생명력을 담보한다. 중국영화 <臥虎藏龍>의 명장면인 대나무 숲의 결투에서 주윤발이 상대 장쯔이를 향해 “진정으로 강한 것은 부드러움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대나무의 마디로 인한 분절성에서 가능하며, 그런 한 이 결투에서 주윤발의 승리는 예견된 것이다.
대나무의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동양정신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김대수는 사진 자체의 기술적인 특성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는 특히 음화 상태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 실제 이미지에서 명암이 반전되는 효과를 얻는다. 이러한 반전기법을 통해 동양사상에서 음과 양의 상호성이 시사되는 한 편, 오브제의 사실성보다는 이미지의 추상성이 극대화되면서 동양의 형이상학이 기하학적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기에 이른다. 대나무 줄기의 긴 선과 마디의 짧은 선의 교차에 따른 조형적 구성과 흑백의 계조는 동양의 음양적 세계관과 섬세한 미의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볼 때 김대수의 대나무 사진은 잘 정돈된 서랍을 연상케 한다. 어느 것 하나 흐트러져 있지 않고 엄격하게 자기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가적 태도는 ‘합리적 자연주의’에 입각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합리적’이라는 수식어가 함축하듯이 그의 작품에서 이탈과 습기를 찾기는 어렵다. 대나무의 세계에 감춰진 합리성이 작가의 눈을 통해 재현되면서 대나무의 이미지에서는 서양 고전주의의 엄격한 질서와 동양의 수묵화에서 나타나는 절제가 동시적으로 감지된다. 그의 작품에서 퍼지는 ‘울림’이 둔탁하거나 모호하지 않고 맑고 투명한 것은 바로 자연을 보는 작가의 시선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대수의 시선은 자연을 합리적으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여기에 윤리적인 요소를 가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김대수가 크게 보아 서양의straight photo 계열에 서 있으면서도 그들의 즉물주의에 머물지 않고 동양 고유의 사진세계를 구축하려는 의지에서 나타난다. 그는 기존의 즉물주의가 오브제 자체의 객관성을 최대로 보장하면서도 사진의 독자적인 예술 장르를 확보하고자 한 점에 공감하면서도, 거기에 동양적 가치관 혹은 세계관을 접목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종래의 즉물주의 자연풍경 사진이 자연을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데에만 몰두하여 자연의 경이, 신비, 숭고를 표현함으로써 자연을 인간의 타자로 분리시킨 반면, 김대수는 자연에 윤리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자연이 인간에게 지니는 가치를 부각시킴으로써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통일시키고자 했던 동아시아적 전통을 시각적으로 되살린다.
그는 자연물 가운데 특히 대나무의 형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대나무의 인간학적 의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인의 자연관을 시각화한다. 대나무는 단순히 인간과 마주하고 있는 객체가 아니라 인간과 상호소통하고 있는 또 다른 주체이다. 그런 에서 그의 대나무 작품은 서양의 시각이 아니라 동양의 시각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일찍이 E. 사이드가 에서 동양을 서양의 눈으로 평가하는 눈의 오류를 겨냥하여 “동양은 동양이다”라고 주장하면서 동양문화의 독자성을 강조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김대수의 대나무 사진도 대나무에 대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의 윤리적 특성을 감안하여 읽을 때 그 의미와 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김대수의 바젤 전시가 서양인에게 동아시아의 사진작품을 동아시아의 문화 속에서 이해하고 평가하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유헌식(문예비평가, 단국대 교수)
2025 « Pingyao international photography festival», Hart gallery, 중국
2025 « Le souvenir du choix », 상업갤러리, 서울, 한국
2025 « Whispers of bamboo », Hart gallery, 항주, 중국
2024 “SOOM”, Galerie PJ, 메츠, 프랑스
2022 Windscape, 서진 아트 스페이스, 서울, 한국
2022 화성 사진 문화원, 화성, 한국
2022 Lake of the Bamboo, Ks gallery, 서울, 한국
2021 최정아 갤러리, 서울, 한국
« SOOP », Galerie PJ, 메츠, 프랑스
2019 « Sky Land and Manscape », Lucida Gallery, 진주, 한국
2018 « DaeSoo Kim Photography », Art Gallery JeonJu, 전주, 한국
« The Garden of Letters », Seoi Gallery, 서울, 한국
2017 « Sky Wind Stars and Me », BK Gallery, 서울, 한국
2015 « DaeSoo Kim Photography », Francoise Livinec, 파리, 프랑스
« DaeSoo Kim Photography », Achim Gallery, 서울, 한국
« New Wave in Korean Photography 1988-1998 », GoEun of Photography, 부산, 한국
2014 « DaeSoo Kim Photographies », IBU Gallery, 파리, 프랑스
2013 « Trees from the People », Artpark Gallery, 서울, 한국
2012 « Listen to the Bamboos », Eulenspiegel Gallery, & Heuberg 24, 바젤, 스위스
« Sensibility of Bamboo », Ewho Gallery, 서울, 한국
« People du Bamboo », Philippe Gelot Gallery, 파리, 프랑스
2011 « Voice of the Bamboo », 한미 사진 미술관, 한국
« Voice of the Bamboo », 신세계 갤러리, 인천, 한국
2010 « Colors of the Bamboo », IHN Gallery, 서울, 한국
2007 « DaeSoo Kim Photo Work », Mac Gallery, 부산, 한국
2006 « Sky Meditation », White Wall Gallery, 서울, 한국
2004 « Sky Wind Stars and Me », 김영섭 포토갤러리, 서울, 한국
2003 « Trees from the People », 금산 갤러리, 서울, 한국
2000 « The Tale of Three Trees », 사진마당, 서울, 한국
1999 « A Road to the Sky », 금호 미술관, 서울, 한국
1998 « The Great Korean », Olive Gallery, 서울, 한국
1996 « The Land of Wisdom », Boda Gallery, 서울, 한국
1990 « New Wave Photographer from Korea », Sunygate Gallery, 타이완
1988 « Creation and Then… », Han Gallery, 서울, 한국
1987 « Thesis Show », Higgins Hall, 뉴욕, 미국
1984 « Quest of Light », Space Gallery, 서울, 한국
1983 « Graduate One Man Show », Parsons Hall, 뉴욕, 미국
2025 «commencement», 스페이스 중학Space Junghack, 서울, 한국
2025 Lishui Photography Culture Center, Lishui, 중국
2022 In the garden, Galerie PJ, 메츠, 프랑스
2022 « The Resonance of Trees », 한국 문화원, 브뤽셀, 벨기엄
2019 « Yeosu International Art Festival, More Less Much More », Yeosu EXPO Ocean Park, 여수, 한국
2018 « Frames after Frames: Modern Photography Movement of Korea from 1988 to 1999 », 대구 미술관, 대구, 한국
2017 « Exhibition during PyeongChang Music Festival », 평창, 한국
« Exposition1# », Castle of Dampierre sur Boutonne, 프랑스
2016 « Hand », Eulenspiegel Gallery, 바젤, 스위스
« Public to Private-Photography in Korean Contemporary Art since 1989 », 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 한국
2015 « Current of Korean Journey of Photography », GASC Yunseul Art Museum, Kimhae, 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 한국
« The Condensed Moment », 예술의 전당, 서울, 한국
« Re:Kontemporary-Fermented Souls », Waterfal Gallery, 뉴욕, 미국
« The 21st Century Handmade Print », 270 Gallery, 잉글우드 Englewood, 미국
« Korean Beauty: Two Kind of Nature », 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 한국
« Hue: Rest », The American Club, 싱가폴, 중국
2013 « The Wind that Wakes the Bamboo », 국립 광주 박물관, 광주, 한국
« In Between », 혜화 아트 센터, 서울, 한국
2012 « Monochrome in Korea », Dorothea Gallery, 마인츠, 독일
« Art Paris », Grand Palais, 파리 프랑스
2011 « Seoul Photo Festival 2011 », SeMa 서울 미술관, 서울, 한국
« Korean Sprit: Six Photographers », 고양 문화 재단, 고양, 한구
« Remember You », 현대 아트 센터,울산, 한국
2010 « Go with Father and Son: HanYoung Kim, DaeSoo Kim », Moonstruck Present Gallery, 오사카, 일본
« Chaotic Harmony: Korean Contemporary Photography », Santa Babara Art Museum, 산타 바바라, 미국
«Hong Kong International Art Fair », Hong Kong Convention Center, 홍콩, 중국
2009 « Art Asia: International Asian Contemporary Art », 마이에미, 미국
« Paris Photo », Carrousel du Louvre, 파리, 프랑스
« China International Gallery Exposition », 베이징, 중국
« Contemporary Korean Photography 1948-2008 », 경남 미술관, 창원, 한국
2008 « Exhibition during G8 Hokkaido Summit Meeting », Mori Art Museum, 호카이도, 일본
« Good Morning Mr. Nam June Paik », Korean Cultural Centre U.K., 런던, 영국
2007 « Contemporary Art Today and Tomorrow », 세종 미술관, 서울, 한국
2006 « Seoul International Print-Photo Art Fair, 서울 아트센터, 서울, 한국
« Camera Work », 서울 시립 미술관, 서울, 한국
2005 « The People in the Time 1945-2005 », 서울, 한국
2004 « Looking Inside », Baeksang Memorial Hall, 서울, 한국
2003 « Object and Imaginations », Lux Gallery, 서울, 한국
2001 « 19 Photographers with Calm Land 4 », Fukuoka Asian Art Museum, 푸쿠오카, 일본
2000 « Landscape and Place », 경기아트센터, 수원,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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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 Seoul Lumia of Century in Media 1999 », 서울 시립 미술관, 서울, 한국
« Beyond the Threshold », Hillwood Art Museum, 뉴욕, 미국
1998 « History of Korean Photography », 서울 시립 미술관, 서울, 한국
1997 « Exhibition of Youth Spirit, ‘97 Gwangju Biennale Special Exhibition », 광주, 한국
« Essence of Photography Expansion of Photography », Walker Hill, 서울, 한국
1996 « Photography-New Vision », 국립 현대 미술관, 과천, 한국
1995 « The Horizon of Korean Photography », 현대 갤러리, 서울, 한국
1994 « The Horizon of Korean Contemporary Photography », 서울 아트센터 공평 갤러리, 서울, 한국
« 50 years of Korean Photography, 1945-1994 », 서울 아트센터, 서울, 한국
1993 « Photography and Image », 선재 미술관, 경주, 한국
1992 « The Horizon of Korean Contemporary Photography », 서울 아트센터, 서울, 한국
1991 « The Horizon of Contemporary Korean Photography », Total Open Air, 장흥, 한국
« The 1st Korea-Japan Poster Exchange Exhibition, Paper », 서울, 한국
1990 « Mixed Media », 금호 미술관, 서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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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o Photographers from Korea », R.I.T. Gallery, 로슈터, 미국
1989 « The 23th Korean Fine Arts Association Exhibition », 국립 현대 미술관, 과천, 한국
1988 « The New Wave of the Photography », Walker Hill Art Center, 서울, 한국
1987 « Figurative Ideas », The Korean Cultural Center of New York, 뉴욕, 미국
2025 Kiaf, 서울, 한국
2025 Photo fairs, 상해, 중국
2024 Art Centra, 홍콩, 중국
2023 Mia Art, 밀라노, 이탈리
2012 « Art Paris », Grand Palais, 파리, 프랑스
2010 «Hong Kong International Art Fair », Hong Kong Convention Center, 홍콩, 중국
2009 « Art Asia: International Asian Contemporary Art », 마이에미, 미국
2006 « Seoul International Print-Photo Art Fair », Centre d’Art Seoul, 서울, 한국
10 rue des jardins, 57000 Metz,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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