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로 여성의 이미지를 중첩 또는 병치하는 방식으로 그 형식들을 구분함에 따라 나의 작업을 영화와 사진 그리고 소설과 함께 그 연관성들을 고찰한다. 이 시리즈들에서 공통적으로 나는 사진과 같이 보여 지도록 묘사된 정도를 조절하고, 매끈한 표현으로 처리하는 기법을 택하면서 회화임에도 사진의 외견과 닮아있음을 극대화하였다. 그럼에도 빛과 안료라는 질료적 차이, 미세하게 나타나는 붓질의 흔적 덕분에 필연적으로 드러나는 사진과의 차이는 회화를 회화 자신의 자리에 다시 위치시킨다. 따라서 나의 그림 속 모델은 실제 대상의 인덱스적인 기록이 라고 믿기 어려우며 오히려 안료만이 갖는 색채와 붓질로 인한 자유로움 때문에 나의 그림은 사진과 뚜렷이 구별 된다. 영화는 사진보다 회화로부터 더 멀리 위치하는데 영화의 영사되는 이미지는 고정된 이미지의 나의 작품과 뚜렷한 형식적인 공통점이 보이지 않음에도 마치 영화의 중첩된 스틸사진 같은 효과로 인해 나의는 사진과 사진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 둘 모두와 관계된다. 욕망은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세계에서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세계로 출몰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질인데, 내가 경험하고 기억하는 욕망의 현실적인 모습들을 담보하기 위해 캔버스 위에 나열하는 콜라주 방식을 택한다. 화면을 구성하는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나의 여러 시간의 공존을 의미하고 하나의 장면으로의 연결은 영화의 가시적인 몽타주와 소설의 파편적인 글쓰기와 닮아있다. 욕망하는 주체의 탄생과 예술의 탄생을 욕망과 함께 따라가 봄으로써 욕망의 실체를 이해하고 나의 욕망을 가늠 해 보는 것이 나의 작업에서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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